가끔 옥탑방에서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곤 합니다.
프로젝터에 걸맞게 스피커도 상당한 크기에 출력도 좋은 제품으로 앰프에 연결해서 봅니다. 물론 소리도 크고 좋겠죠?
옥탑의 장점은 층간 소음, 옆집 간 소음에 자유롭다는 것입니다.
나 혼자 산다에서 육중완 씨도 옥탑방에서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, 좋은 스튜디오보다는 못하겠지만 저렴한 가격에 음악 작업을 하기도 좋은 장소 같습니다.
햇빛도 잘 들고 앞마당 공간도 있고 고기도 구워 먹을 수 있고 대형 베란다를 가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. 처음에는 드라마에서 보던 것처럼 뭔가 낭만적일 것 같았습니다.
1년을 살아보니 낭만보다는 계절별로 힘든 점이 있습니다.
봄, 가을은 좋지만 추운 겨울이 시작되면 샌드위치 패널로 된 화장실은 단열이 안 되는 느낌입니다.
볼일을 보는 것 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샤워를 하기엔 너무 춥습니다. 방은 난방을 하면 그럭저럭 괜찮습니다. 남향에 햇빛이 잘 들기도 해서 방 자체는 그다지 춥다는 느낌은 없습니다.
여름은 어떨까요?
사실 여름이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.
옥탑방이 있는 옥상이 초록색으로 코팅되어 있는데 이 초록색은 햇빛을 그대로 머금어서 콘크리트를 데우게 됩니다. 그럼 마당만 따듯해지는 게 아니라 콘크리트를 타고 옥탑방 밑에 바닥난방 호스관까지 데우게 됩니다.
여름에 바닥난방을 켠 느낌입니다.
햇볕이 쨍쨍한 더운 날에는 엄청 덥습니다.
에어컨을 켜도 바닥 난방도 같이 켠 느낌이라 에어컨 효율도 떨어질 것입니다.
옥탑방이 좋은 때는 한창 덥거나 춥지 않은 계절은 좋습니다. 겨울 2달 여름 1.5달 정도를 빼면 말이죠.
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옥탑 상황인 것 같습니다.
그 외 단점을 생각하면 옥탑방 가는 계단이 가파르다거나 옥상에 텃밭을 조성해서 벌레가 많다거나 옥상을 공용으로 사용해 프라이버시가 문제 되거나 하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.
집 구조나 옥탑방 상황마다 조금씩 다를 것 같습니다.
개인적으로는 겨울에 화장실 추운 거 여름에 더운 것 정도만 해결되면 원룸보다는 괜찮은 공간 같습니다.